젖은 낙엽, 싱글맨, 혼자서

젖은 낙엽족 누레오치바(ぬれ落ち葉)

일본의 동경가정대학교 교수이자 평론가 히구치 게이코(여자)가 한 심포지엄에서 소문으로 들었다며 말하여 사회적으로 유행한 말로 1989년 유행어 대상을 수상했다. 2017년 위키에서는 남혐의 일종으로 묘사된다.

그 무렵의 히구치 게이코 할매.. 일본의 초기 페미니스트이고, 결혼하지 않고 사실혼 관계만 있다고 한다.

당시 히구치가 들었다고 한 말은 ‘젖어서 떨어진 낙엽’이었지, ‘젖은 낙엽’은 아니었다.

“近ごろは、粗大ゴミではなく『濡れた落ち葉』と言うのですって”.

일본말로 「濡れ落ち葉」라고 해서 「た」가 들어간 상태로 소개했다. 당시 퇴직 남성들을 대형쓰레기 粗大ゴミ(소다이 고미),  산업폐기물 등으로 불렀다 한다 (페미니스트 우에노 치즈코가 1985 년 어느 심포지엄에서 “정년 후 남편을 「대형 쓰레기」등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나는 그것보다 도 “산업 폐기물”이라 부르고 싶다 “고 했단다).  당시에는 정년퇴직하여 이제는 재만 남은 상태의 남자들을 묘사하는 용어이다. 이것을 여자의 입장에서는 이제는 더 빨아먹을 것이 없는 상태에서 버리기도 어려운 부담이 되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기적이며 진정 그 용어 자체에서 혐오감이 든다.
정년 퇴직에 따른 ‘소진’과 함께 거론되는 것이 많다

남자들이 일하는 동안은 일에 쫓기고 취미도 없이 그리고 가정에서도 자리가 없고 지역코뮤니티에도 참여하지 못하여 부인만 쫗아다니는데… 부인은 이를 못견뎌하는 상태이다.

그런데 이 말이 묘하게 변용되어, 마치 찌질한 남편을 부르는 말로 변화했다. 비슷한 말로 ‘나도 델꼬가 줘’ “ワシも(付いて行く)”이다.  남자의 찌질함을 표현하는 말인데, 여자의 그것은 당연하고 남자의 그것은 다른가?

일본에는 ‘은퇴남편 증후군’(RHS)이라는 새로운 정신병리학용어가 있다고 한다. 일본 중년 여성들이 겪는 은퇴한 남편 때문에 받는 심한 스트레스 증상을 말한다고 한다. 남편 옷만 만져도 두드러기가 돋고, 남편이 집 안에 있으면 소화가 안되고, 우울하다고 한다. 실재로 일본 여성 60%(?)가 이 증후군에 시달린다는 미확인 보고도 있다.

그래서 정년퇴직한 남편을 땅에 착 달라붙어 아무리 쓸어도 쓸리지 않는 ‘젖은 낙엽’이란 뜻으로 비웃고 있다.

우리나라 중년 남편들은 아내가 곰국 끓이는 것을 제일 무서워한다.’는 말이 있다. 아내에게 버림을 당할까 두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사 갈 때는 반드시 운전석 아내 옆에 바짝 붙어 앉아야 버림당하지 않는다.’는 농담도 있다.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보면 말이 되지 않는 얘기이다. 남편이 누레오치바라고 놀리는 여자들은, 그동안 남편을 돈 버는 기계로 밖에 보지 않았다는, 그들의 숨겨진 비뚤어진 이기심을 자랑하는 셈이다. 그런 심리 상태가 오히려 병리적인 상태이다. 정년퇴직해서 귀찮아서 놀리는 것이 아니라 정년퇴직 이전부터 그렇게 깔봐 왔던 것 뿐이다. 그런 여자와 살아왔던 남편이 불쌍하다.

저 용어에 분명한 것은 남자들도 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일 뿐이다. 당신의 아내를 너무 믿지 마세요. 세상은 슬프지만 혼자 사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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